안녕하세요, 비즈니스 혁신 파트너 BSG입니다.
SAP를 도입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에게 물어보면, 의외로 이런 대답이 자주 돌아옵니다.
"SAP로 회계랑 생산은 잘 돌리는데… 인사·급여는 결국 따로 돌려요."
"발령 나면 SAP에 또 입력하고, 엑셀로 또 정리하고요."
수억 원짜리 ERP를 쓰면서, 왜 인사관리만큼은 여전히 따로 노는 걸까요?
오늘은 이 질문을 솔직하게 짚어보겠습니다.

ERP의 'HR'과 진짜 'HR 시스템'은 다릅니다
먼저 오해 하나를 풀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ERP에는 HR 모듈이 있습니다.
하지만 ERP의 HR은 본질적으로 '급여를 계산해서 회계로 넘기기 위한 모듈'에 가깝습니다.
ERP의 출발점은 '돈의 흐름'입니다.
인건비가 회계에 정확히 반영되고, 전표가 제대로 끊기는 것 — 여기까지가 ERP HR의 핵심 관심사입니다.
그런데 인사팀의 실제 업무는 그보다 훨씬 넓습니다.
조직개편 시뮬레이션, 복잡한 교대근무 스케줄링, 주 52시간 모니터링, 연차촉진, 평가와 성과급 연동, 핵심인재·승계 관리, 인원·인건비 계획…
이건 '돈의 흐름'이 아니라 '사람의 흐름'에 대한 일입니다.
ERP가 잘 못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설계 목적이 다른 겁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
이 간극 때문에 현장에서는 비슷한 풍경이 반복됩니다.
첫째, 한국 노무·세무 대응이 버겁습니다.
글로벌 ERP는 한국의 4대보험, 퇴직연금(DB/DC), 연말정산, 원천세 신고 같은 디테일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세법이 바뀔 때마다 별도 개발이나 수작업이 따라붙습니다.
둘째, 복잡한 근무형태를 못 따라갑니다.
2조 2교대, 4조 3교대 같은 생산직 교대근무나 유연근무제·단축근무는 표준 기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결국 근태는 엑셀로 집계해서 다시 ERP에 넣는 구조가 됩니다.
셋째, '전략적 HR'은 손도 못 댑니다.
인원계획과 인건비계획, 평가 결과에 연동된 성과급 자동 계산, 9-Box 기반 핵심인재 관리 같은 영역은 ERP HR 모듈의 범위 밖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일들은 여전히 인사팀의 엑셀과 야근으로 채워집니다.
두 가지 접근 방법
이 간극을 메우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ERP 위에 글로벌 HR 솔루션(예: SuccessFactors)을 얹는 방식입니다.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와 인재관리 기능이 강력하지만, 한국 특유의 급여·노무·세무 요건에는 추가 커스터마이징과 비용이 따릅니다.
다른 하나는 한국 환경에 최적화된 전문 HR 플랫폼(예: PeopleLogic)을 ERP와 연계하는 방식입니다.
SAP는 회계·전표·코스트센터 영역을 맡고, 인사·근태·급여·평가·인재육성은 전문 HR 시스템이 담당하되, 둘 사이를 인터페이스로 단단히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SAP를 쓰면서도 급여·근태·평가는 별도 HR 솔루션과 연동해 운영합니다.
"ERP는 ERP가 잘하는 일을, HR은 HR이 잘하는 일을" 맡기는 셈입니다.
마무리
SAP를 도입했는데도 인사팀이 엑셀을 놓지 못하는 건, SAP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돈의 흐름'을 다루는 ERP에게 '사람의 흐름'까지 모두 맡기려 했기 때문입니다.
ERP와 HR 시스템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역할 분담의 관계입니다.
중요한 건 둘을 어떻게 연결하느냐, 그리고 우리 회사의 인사·노무·근무형태에 맞는 HR 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입니다.
기획 : 도예원
2026. 6. 5 오전 9: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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