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즈니스 혁신 파트너 BSG입니다.
SAP 구축 프로젝트에서 일정이 밀릴 때, 원인을 물어보면 의외의 답이 돌아옵니다.
개발이 어려워서도, 요구사항이 복잡해서도 아닙니다. "데이터 정리가 안 끝나서" 입니다.
화려한 기능 논의에 가려져 있지만, 프로젝트의 성패를 실제로 가르는 건 대개 이 지루한 작업입니다.
오늘은 마스터 데이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마스터 데이터가 뭔가요
ERP의 데이터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거래 데이터는 사건의 기록입니다.
3월 5일에 A사에 제품을 100개 팔았다, 같은 것이죠.
마스터 데이터는 그 사건에 등장하는 대상들의 정보입니다.
A사가 누구인지, 그 제품이 무엇인지, 어느 창고에서 나가는지.
거래는 계속 쌓이지만 마스터는 상대적으로 고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기준 정보'라고도 부릅니다. 거래가 문장이라면 마스터는 단어인 셈입니다.
단어가 엉망이면 아무리 문장을 잘 써도 뜻이 통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기존 데이터를 열어보면, 대개 이런 것들이 발견됩니다.
같은 거래처가 여러 개 있습니다.
"(주)한국상사", "한국상사", "한국상사(주)", "한국상사 본사". 담당자마다 다르게 등록한 결과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한국상사와 작년에 얼마나 거래했나"를 정확히 답할 수 없습니다.
쓰지 않는 데이터가 살아 있습니다.
10년 전에 단종된 제품, 5년째 거래가 없는 업체, 이미 폐쇄된 사업장. 아무도 지우지 않아서 그대로 있습니다.
필수 정보가 비어 있습니다.
자재는 등록돼 있는데 단위나 분류가 빠져 있거나, 거래처는 있는데 결제 조건이 없습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관대하게 넘어갔는데, 새 시스템에서는 걸립니다.
같은 것을 다르게 부릅니다.
영업팀이 부르는 제품명과 생산팀이 부르는 이름이 다릅니다.
사람끼리는 통했지만 시스템에서는 다른 것이 됩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 아무도 주인이 아니어서
이 상태는 누가 게을러서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마스터 데이터는 여러 부서가 함께 씁니다.
거래처 정보는 영업도, 구매도, 회계도 봅니다. 자재 정보는 생산도, 물류도, 원가도 씁니다.
그런데 누가 관리하느냐는 대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필요한 사람이 그때그때 등록합니다.
급하니까 일단 만들고, 나중에 정리하자고 생각하죠.
그 '나중'은 오지 않고, 몇 년이 지나면 아무도 전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순간, 그동안 미뤄둔 일이 한꺼번에 청구됩니다.
왜 지금 더 중요해졌나
예전에도 마스터 데이터는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무게가 더 커졌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표준을 쓰려면 데이터가 맞아야 합니다.
S/4HANA 전환의 방향은 커스터마이징을 줄이고 표준 프로세스를 쓰는 쪽입니다.
그런데 표준 기능은 데이터가 정해진 형식과 규칙을 따른다는 전제 위에서 돌아갑니다.
데이터가 제각각이면 결국 또 예외 처리를 개발하게 되고, 표준을 쓰려던 목적이 사라집니다.
둘째, AI는 데이터를 그대로 믿습니다.
이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사람은 "(주)한국상사"와 "한국상사"가 같은 회사인 걸 압니다.
문맥으로 판단하니까요.
AI는 그렇지 않습니다.
두 개를 다른 거래처로 보고, 그 전제로 분석하고 판단합니다.
지난 SAP NOW 기조에서 나온 재고 사례가 같은 이야기입니다.
'재고'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의가 서 있지 않으면, AI의 답은 그럴듯하지만 틀린 것이 됩니다.
그리고 에이전트가 그 답으로 발주까지 실행하면 결품이나 과잉재고로 이어집니다.
사람이 쓰던 시절에는 어긋난 데이터가 불편함이었지만, AI가 쓰는 시대에는 사고가 됩니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주인을 정합니다.
데이터 종류별로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합니다.
거래처는 누가, 자재는 누가, 조직 코드는 누가 관리하는지.
이게 없으면 정리해도 곧 다시 어질러집니다.
둘째, 등록 규칙을 만듭니다.
이름을 어떻게 쓸지, 어떤 항목이 필수인지, 중복 확인은 어떻게 할지. 규칙이 없으면 사람마다 다르게 넣습니다.
규칙을 정했다면 시스템에서 강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의 성실함에 기대면 결국 무너집니다.
셋째, 전환 전에 정리합니다.
전환 프로젝트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일단 다 옮기고 나중에 정리하자"입니다.
그러면 낡은 데이터를 새 시스템에서 그대로 안고 가게 됩니다.
안 쓰는 것은 옮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넷째, 계속 관리합니다.
한 번 정리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새 거래처는 계속 생기고 제품은 계속 추가됩니다.
정기적으로 중복과 미사용 데이터를 점검하는 주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마무리
마스터 데이터 정리는 눈에 띄지 않는 일입니다.
경영진에게 보고하기도 애매하고, 끝내도 박수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이 안 되어 있으면 전환 프로젝트는 늦어지고, 표준은 못 쓰고, AI는 틀린 답을 냅니다.
그 대가는 나중에 훨씬 크게 돌아옵니다.
S/4HANA 전환을 검토하고 계시다면, 기능 요구사항을 정리하기 전에 우리 데이터가 어떤 상태인지부터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거기서 프로젝트 기간의 상당 부분이 결정됩니다.
BSG는 26년간 여러 기업의 SAP 전환과 운영을 함께하며, 데이터 정비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어떻게 가르는지 지켜봐 왔습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출처 : BSG Partners SAP 구축·운영 경험 기반
기획 : 도예원
2026. 9. 11. 오후 2: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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