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즈니스 혁신 파트너 BSG입니다.
SAP의 30년은 사실 화면이 바뀌어 온 역사입니다.
처음엔 코드를 외웠습니다. VA01, ME21N, FB50. 예전 글에서 다뤘듯 "그건 VA01에서 치세요"가 SAP 사용자들의 공용어였죠.
그다음엔 타일을 골랐습니다.
Fiori가 등장하면서 업무별 아이콘을 눌러 들어가는 방식으로 바뀌었고요.
그리고 이번 달, 세 번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SAP가 Joule Work를 내놓았습니다.
이번엔 코드도 타일도 아닙니다. 원하는 결과를 말하면, AI가 알아서 일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SAP는 Joule Work를 “AI를 위한 새로운 화면” 이라고 소개합니다.
직원들이 업무를 지시하고 처리하는 하나의 출발점이라는 뜻이죠.
지금까지 SAP에서 일하려면, 내가 할 일이 어느 화면에 있는지 먼저 알아야 했습니다.
판매 오더는 여기, 재고 조회는 저기, 결재는 또 다른 곳.
업무를 아는 것과 시스템을 아는 것은 별개의 능력이었습니다.
Joule Work는 이 순서를 뒤집습니다.
사용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를 말하고, 어느 데이터를 보고 어느 프로세스를 돌릴지는 AI가 판단합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와 기능, AI의 도움이 하나의 화면에 모입니다.
SAP의 표현을 빌리면, 사람들이 시스템을 헤매는 것을 멈추고, 비즈니스를 지휘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을 떠올려보죠.
공급업체 한 곳에서 납기 지연 연락이 왔습니다.
구매 담당자는 구매오더 화면을 열어 영향받는 주문을 찾고, 재고 화면에서 현재 재고를 확인하고,
판매 오더 목록에서 그 자재가 들어가는 고객 주문을 추리고, 대체 공급업체 정보를 찾아보고, 결과를 정리해 팀장에게 보고합니다.
화면 대여섯 개를 오가는 일이죠.
Joule Work에서는 이 일이 하나의 요청에서 시작됩니다.
“A사 납기 지연 영향 정리해줘.” AI가 관련 주문과 재고, 영향받는 고객을 엮어 보여주고, 필요한 다음 조치를 제안합니다.
담당자는 화면을 오가는 대신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시간을 씁니다.
(위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시나리오이며, 실제 기능 범위는 도입 환경에 따라 다릅니다.)
이 블로그에서 Joule을 여러 번 다뤘는데, "그럼 Joule이랑 뭐가 다르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Joule은 기존 화면 옆에 붙은 AI 비서에 가까웠습니다.
일은 원래 화면에서 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옆의 Joule에게 묻는 방식이었죠.
Joule Work는 일의 출발점 자체입니다.
SAP는 이를 Joule의 어시스턴트와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주된 방식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비서가 옆에 앉아 있는 게 아니라, 비서를 통해 일을 시작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죠.
여기에 두 가지가 더해집니다.
SAP 밖의 시스템과도 연결됩니다.
SAP는 Joule Work가 SAP와 비SAP 시스템을 모두 연결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업무가 SAP 안에서만 끝나지 않으니, 하나의 생태계에 갇히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죠.
직접 만든 에이전트도 여기서 돌아갑니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Joule Studio로 만든 에이전트는 Joule Work에 바로 배포되고, SAP의 보안과 권한 체계를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회사가 만든 맞춤 에이전트도 같은 화면에서, 같은 권한 규칙 아래 쓰게 되는 겁니다.
SAP가 소개한 사례 중 하나가 물류 자동화 기업 KNAPP입니다.
KNAPP은 Joule Studio로 현장 작업자를 위한 AI 어시스턴트를 만들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전문가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작업자가 스스로 원인을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거창한 전사 혁신이 아니라 현장의 특정 문제 하나에서 시작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합니다.
당장은 아닙니다.
수십 년간 쓰인 업무 화면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습니다.
숙련된 사용자는 여전히 익숙한 방식이 빠르고, 회사마다 맞춤 개발한 화면도 많습니다.
한동안은 기존 화면과 Joule Work가 공존하는 시기가 이어질 겁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SAP가 새로 만드는 AI 기능과 에이전트는 Joule Work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코드를 외우던 시대에서 타일을 고르던 시대로 넘어갔듯, 이번에도 서서히 무게중심이 옮겨갈 겁니다.
① 데이터부터 봅니다.
말 한마디로 AI가 일을 진행하려면, 그 AI가 보는 데이터가 정확해야 합니다.
거래처가 중복돼 있고 기준이 제각각이면, AI는 틀린 결과를 그럴듯하게 정리해줄 뿐입니다.
할루시네이션 글과 마스터 데이터 글에서 반복해서 말씀드린 이야기입니다.
② 권한을 점검합니다.
화면이 하나로 모인다는 건, 그 화면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용자별 권한이 지금 정확하게 설계돼 있는지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③ 시작할 업무를 고릅니다.
KNAPP처럼, 화면을 여러 개 오가야 하고 반복적이며 판단 기준이 명확한 업무가 좋은 출발점입니다.
④ 사람의 역할을 다시 생각합니다.
화면을 다루는 능력의 가치는 줄고, 무엇을 요청하고 결과를 판단하는 능력의 가치는 커집니다.
교육의 초점도 "이 화면 쓰는 법"에서 "이 업무를 판단하는 법"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코드를 외우던 시대, 타일을 고르던 시대, 그리고 이제 말하면 일이 진행되는 시대.
Joule Work가 의미하는 건 단순히 새로운 화면이 아닙니다.
"시스템을 아는 사람"이 일하던 ERP에서, "업무를 아는 사람"이 일하는 ERP로 바뀌어 간다는 신호입니다.
BSG는 SAP 데이터 기반 AI 구축과 BDC 프로젝트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행해왔고, Joule과 Joule Studio를 활용한 에이전트 구축을 준비하는 기업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어떤 업무부터 바꿔볼지 고민이시라면, 함께 짚어보시죠.
마침 이번 주 베를린에서 열리는 SAP TechEd 2026에서도 Joule Work와 Joule Studio가 핵심 주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주요 발표는 다음 글에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출처 : SAP 공식 발표(SAP Connect 2026, Joule Work), SAP News Center, SAP Community
기획 : 도예원